sensitive report


추석때 할머니댁에서 가져온 밤.
받아온채로 그냥 방치해두었었는데 이런.
비닐봉투를 끌러보니 젖은 흙과 함께 그냥 담겨있다.
눈으론 괜찮아보이는데 
어쩐지 곰팡내스런 습한냄새도 쬐끔나는것 같고... 이런 어쩌지.
그래도 일단 어른이 챙겨주신거니 최대한 살려야한다는 생각에 
우선 젖은 흙들을 털어내고 말려보려하는데,
젖은흙이라 깨끗하게 잘 떨어지지도 않고... 
자잘한 밤들을 하나하나 작업하려니...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싶다.

살림은 꼭 그렇다.
은근히 손갈데 많은데,
뭐 딱히 티가 나는것도아니라서...
보람이 잘 안느껴지니 암만해도 대충하고 살게되고...
근데 이게 또 대충하고 살면
첨엔 잘모르는데 좀 지나면 확실히 어딘가에서 티가나긴한다.
그래서 난 나가서 일하는게 살림하는거 보다 낫다.
해서 성과가 눈에보이지도 않고 그러는건 성미에 안맞아.
근데 안하고 살순 없는거.
자취생의 숙명,살림.

밤 닦아내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밀려있는 빨래감과 정리안된 테이블이 눈에 들어온다.
그럼 주말이니까 모처럼 좀 치워볼까... 하는 생각을 할만도 하지만,
주말이니까 모처럼..... 쉬고 싶다.
그나저나 이 밤으론 뭘해먹으믄 좋을까나.
설마 이미 썩어있는건 아니겠지.

밤 보관법을 검색해보니 일단 삶아서 냉동시켜놔야하나보다.
나중에 까기 쉬우려면
삶고나서 우선 찬물에 담궈놨다가,
건져서 키친타올 깔고 냉동실에 얼리란다.

일단 그렇게 해봤는데....
제대로 한건지는 판단이 안섬;;;

또하나의 문제는 이게 절반밖에 안한거라는거..........
언제 다하나.......
같은동작을 여러번 하는걸 너무 싫어하는 나에게 이거- 너무 힘겨운 미션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젖은흙이라서 잘 안떨어지는거니까
말려서 하면 후두둑 쉽게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베란다에 비닐깔고 남은밤들을 좀 펼쳐놔줬다.
이과정에서 밤벌레 2마리 발견. 으아악!
나 벌레 너무너무 싫어함.ㅠ_ㅠ
좋아하는 사람 별로 없겠지만 좀 많이 싫어함.
벌레를 발견하면 온몸에 소름이 돋고 괜히 마구 간지럽고 입맛이 똑 떨어진다.
일단 깔아뒀으니 말려서 나중에 마저 정리해야지... 라는 핑계로 오늘은 여기까지만;;;;
벌레까지 봤으므로 심신의 데미지가 있어 오늘은 더이상은 무리... 라고 변명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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